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무제 _ 영상 03:01 _ 2017
꽃과 내가 함께 있었던 그 순간은 완벽히 사라지는 것이다.
내가 기억하지 못한다는 사실도,
기억에 관한 어떠한 흔적도 알아차리지 못하게 되고 말것이다.
분명 그 흔적과 기억은 있던 자리에 그대로 내 주위에 있지만,
일방적인 이별통보같은 그런일을 저지르고 만다.
매정해 보이지만 어떻게 하나,
내 기억엔 한계가 있고 모든 것들을 기억할 수는 없는 노릇인데.
이건 불가피한 숙명이다.
이러한 숙명에 대한 피할 수 없는 벌은,
나도 누군가에게, 어떤것에게 이유 없이 잊혀지고 사라지게 되는 것이고, 이것은 꼬리에 꼬리를 물어
끝없이 반복될 것이다.
내말은, 모든 관계들 가운데 존재하는 숙명과 벌 말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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